[내가 본 코리아, 코리안] 북핵보다 월드컵 16강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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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Korea Policy under the New South Korean President: More Continuity than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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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d / Asia 1 minutes

[내가 본 코리아, 코리안] 북핵보다 월드컵 16강 걱정

북한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 놀라워

"미국 기준에 의하면 나는 뻔뻔스럽고 낡은 사상을 가진 좌파적 성향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정치 스펙트럼 내에서는 스스로 어디에 자리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나는 일반 남한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무관심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대부분은 정말 북한 사람들이 굶주리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100만명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1990년 이후 외국인이 우리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년 단위로 평균 70%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만도 40만명으로, 웬만한 중소도시 인구와 맞먹는 숫자입니다. 이제 우리와 함께 섞여 사는 외국인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닙니다. 외국인과 같이 사는 법을 배우고, 우리가 스스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를 바라보는 주한 외국인의 시선을 알아야 합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아 외국인 칼럼을 새로 연재합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인 미국인 피터 벡씨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객원기자로 활동 중인 남아공 출신의 리제트 팟기터씨,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인 프랑스 언론인 토머스 올리비에씨, 그리고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 특파원인 마키노 요시히로씨가 매주 개성있는 시각의 칼럼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난 북한을 방문할 때 보통 나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안녕하십니까? 전 미제놈(American imperialist bastard)입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선전이 우스꽝스럽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놀란 표정이나 웃음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때때로 북한 사람은 “아니오, 당신은 그냥 미제인(American Imperialist)입니다”라고 맞받아친다.

5월이면 내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지 20년이 된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책이나 성경을 들고 한국을 찾았지만, 나는 그저 배낭 하나만 메고 왔다. 난 UC 버클리대에서 막 2학년을 끝마쳤고, 어떤 나라나 언어를 공부할지 찾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변화에 매혹되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는 학생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진정 나를 끌어들인 것은 한국인들이었다. 고층 빌딩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사람들을 만날 기회였다. 학생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전두환을 싫어하는지 얘기해 주었다. 한 육군 장교(army officer)는 교외의 자기 어머니 집으로 날 데려가기도 했다.

학교로 돌아와서 나는 한국의 언어·문학·역사뿐만 아니라 한양대학교 리영희 교수와 함께 현대 한국의 비극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1987년 당시 리 교수가 UC버클리에서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리 교수는 삼겹살을 먹고 소주를 마시며 북한산을 오를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가르쳐주기도 했다. 나의 하이킹 파트너 백낙청, 고은 선생에게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후였다.

아내가 실수로(unceremoniously) 버리기 전까지 몇 년 동안 나의 가장 소중한 한국 기념품은 내가 목격한 무수한 데모현장에서 얻은 빈 최루가스탄통이었다. 그래서인지 난 386세대의 일부라고 느낀다. 게다가 미국 기준에 의하면 나는 뻔뻔스럽고 낡은 사상을 가진 좌파적 성향의 사람이었다. 조지 W 부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최악의 대통령이다. (요즘에는 비록 좌파가 아닌 사람도 그렇게 말하지만.)

그러나 나는 한국의 정치 스펙트럼 내에서는 스스로 어디에 자리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 좌파신문의 기사(liberal press)는 나한테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보다 남한에 더 큰 위협이라는 확실한 인상을 줬다. 나는 대부분의 좌파가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는 것 또한 발견했다. 그 좌파 신문은 라오스에 억류된 3명의 북한 고아에게 닥친 곤경에 사실상 등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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